영화관에서 타짜를 보고 있는데 물개한테서 문자하나가 드르륵
"라디오스타 재밌다 봐라"
011-9985-5XXX
-물개-
물개 답게 비효율적인 문자. 꺼져. 병신. 이뭐병. 수고. 반사 등의 지나치게 짧은 문자들만 보내는 그 다웠다.
타짜를 보면서 라디오스타를 상상하는 무례를 범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라디오스타가 한 수 위였기에 이 무례는 무효.
잠깐 타짜이야기
타짜 가오까지는 다 좋았으나 "그래서 뭐?"라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너무 약했다. 사쿠라 사쿠라 이렇게 아귀가 외치다 끝이 나다니.. 뭔가 마지막에 모든 감정을 해소하는 장치가 없었다. 그점 아쉬웠고 김혜수 몸매는 몹시 좋았다.
라디오스타는 웃으면서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힘빼고. 그래 그렇게. 굿.
하지만 아쉬웠던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아주 좋은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명작으로 꼽을 수 없게 만드는 2%의 갈증을 모두 느낄테니...
1. 음악이 문제다.
이준익 감독은 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음악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라디오 방송, 록가수, 밴드... 정말 멋진 뮤지컬 영화까지 만들 수 있는 여건에서 그냥 배경음악으로 음악들을 흘려보내고 만다. 왜 좀 더 음악에 신경쓰지 못했을까. 왜 음악 좋은 영화 만들기를 포기한 건가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타이틀 곡은 제외하고는 거의 다 유명한 노래들. 창작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다. 아아... 좋은 음악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욕심을 부렸다면... 박중훈이 그 정도는 받쳐줄 수 있는 가창력을 가진 배우인데. 아쉽다. 극중에서 락의 전설로 나오던데 원- 락을 노래하는 주인공을 볼 수가 있어야지 말이야... -투덜투덜-
2. 내가 좋아하는 장이모우 스타일의 가오가 없구나.
힘을 너무 빼서인지 화면을 아름답게 잡는 스타일과 가오가 부족하다. 동강을 비행기로 훑으며 찍은 건 알겠는데, 몰락한 도시를 스케치 한 건 알겠는데 가오 없이, 좋은 화면 잡으려는 투철한 노력 없이 샷들을 흘려버린 것 같아 아쉽다. 이준익 감독 스타일이 원래 그렇다.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스텝들 고생시키며 돈을 쏟아 부으며 명작 컷을 만드냐 이거다. 하지만 그런 쓸데없는 영상미의 가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이준익 감독의 영화는 너무 아쉽다. 왕의 남자도 그렇고...
3. 좀 더 깊이 파고드는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
박중훈 부분은 어느 정도 살렸지만 안성기를 바라보는 시점이 너무 객관적이라 안타깝다. 더 알고 싶고 공감하고 싶고 박중훈보다는 안성기 쪽 이야기를 더 듣고싶은데 그냥 그렇게 어중간하게 알려주고 영화가 끝났다. 일상 스케치의 일기를 본 느낌. 관객은 술 먹고 미친 듯 속이야기를 털어 놓은 일기를 보고 싶은데 영화는 너무 단정한 일기를 보여 준 느낌이다.
뭐 대충 이정도가 부족했다고 여겨지지만
아주 매우매우 오랜만에 기쁘게 본 영화였다. 최소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냈으니 이준익은 이야기꾼으로서의 감독 입지를 굳혔다. 믿음이 간다. 이제 그 이상의 감독으로 뛰어 오르길 바란다. 미장센을 부탁해-
PS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
라이도 킬 더 레디오 스타스(이건 병신도 아니고)"비디오 킬 더 레디오 스타(골빈해커님 땡큐)"가 무척 인상 깊다. 익숙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PS2 이준익 감독이 짜장면집 주인으로, 조명감독이 철물점 주인으로, 미술감독이 세탁소 주인으로 나온다. 다들 명품 연기를 보여주는데... 대단하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읖는다더니 전문배우 뺨치는 그대들... 멋지다.
PS3 그녀, 이렇게 예뻤나... 오나전 이쁘다